나의 감성모드.. 어느 부분에 문제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남들은 영화 보다가 신체에 관한 적날한 표현... 즉 소품을 이용하여 사람의 뇌를 시작으로 내장에 이르기까지의 영상을 보면 징그럽다고 싫다고 한다. 고개를 흔든다. 저런건 애써 보여줄 필요 없다고 중얼거린다.

나는 볼 때마다 중얼거린다.

[어머어머 요즘 소품기술 너무 발달했네...]
[저건 좀 아닌것 같다. 생긴게 웃기잖아...]
[피와 내장이 저런 식으로 튀어나온다는게 웃기잖아...]
[저 뇌는 젤리로 만든거야?? 손가락으로 튕기면 재미있겠네]
[아휴.. 저 근육은 너무 허접한걸. 소품담당씨 공부 좀 더해야겠어..]

내가 여과없이 드러난 신체부위를 보며 저런 반응을 보이면 주변에서는 또 이렇게 한 마디씩 하지.

[저걸 그냥 소품으로 보면 영화가 무슨 재미야?]
[그걸 맨정신에 눈 뜨고 본단 말이냣..]
[징그럽잖아 징그럽잖아 징그럽다 말해..]

좀 더 심각한, 혹은 잔인한 상황임을 보여주기 위한 그런 장치들이 나에게는 그닥 효과적이지 않다.
때로는 너무 잘 만든 소품 덕분에 스토리 흡인력이 떨어질 때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실컷 빨간 시럽에 범벅이 된 실리콘덩어리를 마구마구 느끼다가
중요인물, 혹은 주인공이 소중히 여겼던 누군가가 죽으면 갑작스럽게 싱크로율 100%로 급상승!!!!!

분명 모든 것이 허구라는 것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영화를, 혹은 드라마를 보는 나인데...
등장인물이 현재 가지는 그 감정과 약간의 이입이 시작되면 이게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그래서 어린 딸을 잃은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며 눈물 몇 가닥..
존경했던 직장 상사의 갑작스런 죽음에 주저 앉아 우는 그녀의 모션에 눈물 한 모금..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발랄하던 그녀가 주변인의 죽음에 울먹이니 나도 눈물이 나는 날이다.






영화 한 편을 보면서도 감정의 선이 너무도 그 굴곡 정도가 커서.. 어떨 땐 보고 있는 일 자체로 지쳐버린다.
감정기복이 심하다보니.. 울다 웃다를 반복할 때도 있고..
그럼 가끔식 내가 제정신인가 싶을 때도 있고.. 그러다 급 나라는 존재의 걱정거리가 재빠르게 번져가고..

짧은 시간에도 일관되지 못한 이 감정선을 어찌해야 할지..

나의 감성 어딘가가 심하게 꼬인건 아닌지... 혹은 끊겨버린건 아닌지...
나름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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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숨결 l 2008/06/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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