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6/17 낮은 투표율과 100만인의 촛불집회 (4)
  2. 2008/06/02 새벽 3시.. 공포의 눈물
  3. 2008/05/15 시대변화, 시대착오, 재미있는 한국, 그리고 10대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으로 몰리고 있다.
한 손에는 작은 불빛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누군가에게 건네받은 붉은 종이, 혹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얇은듯 하면서도 강인한 면모를 과시하는 종이 한 장을 들고 있다.
난 그들의 적극적인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매일같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온 몸으로 보여주는 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열정을 어찌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멀리서나마 응원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비정상이지..흠흠

나라를 걱정하는 그 마음.
내 가족과 주변인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굳은 심지.
옳지 않음을 참지 않는 정의로움...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촛불행렬을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가 태양처럼 밝다는 것을 느꼈다. 어설픈 염세주의자인 나마저 눈부신 미래에 두 눈을 가릴 정도니까.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금의 상황을 바로 잡으려는 많은 이들의 강한 움직임을 보면서..
나는 참 멀리 돌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에서 조금 더 신중히 선택했더라면 이렇게 힘겨운 길을 걷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내가 순진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가지는 가장 큰 권리이자 의무는 선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무살 이후 참여할 수 있는 선거에 빠짐없이 참여한 나에게 광화문에 모인 몇 만명의 인파와 얼마 전에 있었던 6.4 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참 모순적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정치인에게 가장 확실히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라고 생각한다.
헛소리를 하는 놈들에게 빨간카드를 내밀 수 있는 가장 확실하며 정당한 그 방법을 나는 촛불집회와 함께 많은 이들이 선택할 줄 알았다. 그런데 16.3%와 20.5%라니..
물론 평일었고, 여러 사무 혹은 개인적은 용무 때문에 투표하러 가지 못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도 아닌데...
촛불집회도 시간내서 가시는 분들이 투표를 등한시하다니..
개인적으로 믿지 못할 결과였다.

게다가 더 무서운건....
현재 누구보다 높은 목소리로 촛불집회에서 의견을 피력했던 많은 사람들이
몇 년 후에 다가올 대선 혹은 총선에서 지역, 인맥 등에 끌려 깨끗하지 못한 후보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지면 어쩌나.. 라는 것이다. 혹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던지 말이지.

가끔식 촛불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선거의 중요성도 강조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신이 가지는 선거권이 얼마나 신성한 의무이며, 이 의무를 이행하면 촛불집회와 같은 어려운 방법으로 난세를 타개해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조금 더 신중히 후보들을 관찰하고, 조사해야하며, 그들이 어떤 당에 소속되어 있기에, 혹은 나와 같은 출신이기에, 혹은 내가 아는 누군가의 친인척이기에 한 표를 던졌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누군가가 지적해주었으면 좋겠다.

선거권을 이야기하니..
다시금 촛불집회에 나가서 누구보다 목터져라 외치는 10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대들아~!
명박이를 비난하는 글과 함께,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무지한 어른들을 공격하는 몇 마디를 들고 외쳐 주시오! 선거일은 그저 노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선거를 외면하는 어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부탁드리는 바!

그나저나.. 염세주의라면서 늘 투표하는 나도 참 모순적인 존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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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숨결 l 2008/06/17 00:45
발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보분석능력이 평균이하인 나로서는 발표가 있다 치면 철야모드로 돌입이라서..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면 정말 빠른것.
오늘은 1교시 수업도 있고 해서 3시쯤에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기 전에 습관적으로 리모컨을 만지적가리다가 YTN을 보게 되었는데...
말로만 듣던..촛불집회에 강경하게 대처하는 경찰의 모습이 나오지 않겠는가.

순간 공포감이 밀려왔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나이지만.. 이건 정말 차원이 다른 것이다.
현실이 심어주는 공포의 크기와 농도를 어찌 영화와 비교할 수 있을까.

난 전라남도 출신의 80년생이다.
518과는 한 달 정도의 터울을 두고 태어났다.
아빠는 결혼전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오신 분이셨다.
그래서 모처럼의 광주행을 실천한 80년 5월 18일..
도청 앞에서 작은 총알에 너무도 쉽게 쓰러지는 사람들을 보고, 쌓여있는 시체를 보고 이렇게 사람들이 죽게 할 순 없다고 생각해서 광주 외곽 쪽에서 버스를 타고 도청을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을 설득시켜 집으로 보냈다.
아빠가 훔쳐온 총알과, 버스로 돌진하려던 청년들이 가지고 있던 총과 총알을 몰래 챙겨 집으로 가지고 와, 만삭의 엄마 배에 숨기게 하고, 며칠에 걸쳐서 재래식 화장실에 그것들을 버리셨다.

광주 나들이가 잦은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5월 하면 생각나는 것은 최루탄이다.
어릴 적 몇번이고 광주에서 최루탄 때문에 눈물 콧물로 고생을 했었다.
사태의 앞뒤 따위 생각할만큼 성숙하지 못한, 어린 아이에게 이유모를 최루탄은 정말 고문이었다.
그래서 5월에 광주가는게 너무 무서웠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 80년 5월 18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접하게 되었고,
학교 선생님들께서 들려주시는 수많은 사연들...
본인이 직접 경험하신 분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
80년에 고등학생이셨던 한 선생님의, 공포에 떨었던 이야기..
직접 경험은 하지 않았지만, 광주에 살고 있던 가족을 잃었던 몇몇 선생님의 눈물..
그리고 사진과 영상들..
바다 건너 이름 모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내 아버지가 경험하고, 선생님이 보았고, 친구들 중 몇몇은 518 때문에 가족을 잃은.. 너무나 가까운 현실이었다.
그래서 또 그와 같은 사태가 광주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늘 불안한 마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518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이제 살만한 나라가 되었구나.
매년 5월마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내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일어난 그 끔찍한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미디어를 통해서 나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이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공포가 다시 찾아왔다.
새벽 3시..
이제 곧 서른인데..
나는 너무 무서워서 울었다.
무섭다고 중얼거리면서 울었다.

이젠 미국 쇠고기보다는..
애써 쌓아놓은 고귀한 민주화의 탑이 힘없이 무너질까봐..
그게 무서워졌다.
너무 무섭다.
해가 높이 떠 있는 이 시간에도 나는 너무 무섭다.
누군가가 슬쩍 건들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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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숨결 l 2008/06/02 14:52
요즘 시사주간지를 사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재미]라는 단어를 사용하니..[재미]라는 단어가 지닌 1차적 의미의 재미를 제공하는건가..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구입한 한 권을 다 읽다보면.. [재미]있어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당췌 내가 사는 이 나라.. 멀쩡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용케 여기까지 굴러왔다.
그래서 웃기다. 참.. 적당적당히 여기까지 왔구나.. 신기해서 웃음이 쿡쿡 나온다.
그런데 이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 밑으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잘 올라왔다 싶었더니 직각으로 미친듯이 떨어지는거란다. 그래서 또 웃음이 실실 나온다. 정말이지 제대로 돌아가는게 하나도 없어서 헛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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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촌 녀석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그 아이의 부모였던 외삼촌 부부가 한참 바쁠 때가 다행히도 방학기간이었고, 그래서 외삼촌 부부는 외사촌 녀석을 약 2주간 우리집(우린 외할머니와 같이 산다. 외사촌 입장에선 할머니댁이 되겠다)에 지내도록 했다.
띄엄띄엄 놀러오는 조카를 위해 엄마는 음식에서부터 비디오 테이프에 이르기까지 조심스레 신경을 썼고, 녀석은 단 한번도 찡그리지 않고 웃으며 2주를 보냈다.
녀석의 그런 행동에 우리는 한 어린이에게 좋은 여름추억을 선사해 준 것 같아 마냥 보람찼다.
녀석이 집에 돌아가고 1주일 후..
외숙모께 전화가 왔다.
녀석이 울거나 하지 않았느냐면서, 걱정 많이 하지 않았냐고..뜬금없이 그러시는거다.
우린... 살짝 당황했다. 이게 무슨?!?!?
나중에 외숙모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은 반에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집에서 와서 살게 된 전학생이 있대요. 그 아이 부모님이 잠깐만 할머니집에 있으라고 하더니 몇 달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네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요 녀석이 자기도 할머니집에 버려졌구나.. 라고 생각했다는거에요. 그래서 혹시 울거나 하지 않았나 싶어서....^^;;;]

우린 정말 놀랬다.
울었다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느냐고??
절~~~~대 아니다.
아주 입이 찢어지도록 웃으면서 2주간 자~~알 지냈었다.
물론 이불 속에서 우리도 모르게 눈물을 훔쳤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보통 초등생 2학년이라면 엄마 왜 안오느냐고.. 우리 엄마아빠 이혼한거냐고.. 그래서 나 버린거냐고 한 번 정도는 물어볼 수 있는거잖아. 하지만 절대 그런 기미가 없었다는거. 마음 속으로는 [난 버림받았구나]라고 속삭이면서도 절대 그런 내색을 보이지 않은 9살짜리의 상황대처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았다.

그 녀석..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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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하나만 하면 온갖 정보와 접촉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네가 뭘 아느냐], [공부나 해라], [어린 것들이 웃기는구나] 라는 평가는  시대착오적 사고에 몸을 담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난 시대의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외사촌의 행동에서 배웠다.
촛불 들고 나오는 아이들과 나의 성장배경이 큰 차이가 없을거라 착각해서는 안된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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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사in(35호)을 구입했다.
알찬 10대들의 사고와, 왜 NHN이 2MD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답이 조금 보인다.(나도 오늘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한게임에서 거래되는 사이버머니의 거래액은 어마어마하다 한다. 한게임 덕분에 일부 사행성 게임장은 폐업직전이란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행위를 묵인한단다.)
 등등.. 또 많은 비정상의 한국을 보았다.

이런 현실에 괜히 마음 졸이지 말고 그냥 웃어 넘겨버리고 싶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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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숨결 l 2008/05/1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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